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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imyuu 님의 블로그
어릴 적 홍은영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을 때, 나는 세이렌의 노래를 그저 아름다운 음악으로 기억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라서 뱃사람들이 홀린 듯 그들에게 다가가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영화 《오디세이》에서 세이렌의 노래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영화는 그 노래를 직접 들려주지 않고, 오디세우스의 말을 통해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설명한다.“네가 가장 원하는 것은 네가 가장 가질 수 없는 것이다.그리고 네가 가장 가질 수 없는 것은이미 한때 가지고 있었지만 잃어버린 것이다.”그 말을 들은 오디세우스의 모습은 아름다운 음악에 매료된 사람이라기보다 후회와 회한에 사로잡혀 절규하는 사람에 가깝다. 그래서 의문이 들었다. 이것이 어떻게 신화에서 그토록 아름답다고 묘사되었던 세..
언젠가 이상한 꿈을 꾼 적이 있다.꿈에서는 매 순간 일어나는 모든 일에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모든 일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과는 조금 달랐다. 오히려 과거와 현재의 모든 사건이 무수히 얽혀 있어, 지금 이 순간조차 거대한 연결의 일부라는 느낌이었다.우리는 보통 인생을 인과관계로 이해한다. A가 있었기 때문에 B가 일어나고, B 때문에 C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꿈에서 본 세계는 하나의 선이라기보다 거대한 그물에 가까웠다.지금의 나 역시 나 혼자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부모에게서 받은 몸, 어린 시절 들었던 말, 사랑했던 사람과 나를 상처 입힌 사람, 우연히 읽은 책 한 권, 실패했던 선택과 뜻밖의 행운까지 수많은 과거가 지금의 나 안에 남아 있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나는 일본 문화를 볼 때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름답다고만 하기에는 어딘가 불편하고, 기괴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답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을 정확히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오래 생각해보면, 결국 하나의 단어로 돌아오게 된다.미묘(微妙).한국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말이지만, 한자를 그대로 들여다보면 재미있다. 작을 미(微), 묘할 묘(妙). 너무 작고 섬세해서 명확하게 붙잡을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묘한 무엇이다. 아름다움과 기괴함, 따뜻함과 쓸쓸함, 친숙함과 낯섦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는 감각. 내가 일본 문화에서 반복해서 느끼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일본 애니메이션에는 이상할 정도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이 자주 등장한다. 아무도 없는 학교..
At a Nepali wedding, everyone dances. Not just the bride and groom. Family members, relatives, and friends all dance. Dressed in their finest clothes, people begin to rise from their seats one by one as soon as the music starts, and before long, the wedding turns into one enormous celebration. To celebrate someone’s marriage, people put on their best clothes, laugh, sing, and dance with their wh..
네팔의 결혼식에서는 모두가 춤을 춘다.신랑과 신부뿐만이 아니다. 가족도, 친척도, 친구도 춤을 춘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음악이 시작되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고, 어느 순간 결혼식장은 하나의 커다란 축제가 된다. 누군가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사람들은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웃고, 노래하고, 온몸으로 춤을 춘다.처음 그 모습을 마주했을 때 나는 좀처럼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한국에서 자란 내게 춤은 낯선 것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남의 행사에서 내가 눈에 띄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 어색했다. 누군가 손을 내밀며 같이 춤추자고 해도 한사코 거절했다. 나는 그것이 오히려 예의라고 생각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신랑과 신부이니, 하객인 나는 적당히 조용히, 적당히 뒤에 머무는 것이 맞다..
When watching the World Cup, there are matches in which I do not have a particular team to support.At times like that, I often say,“Let either team win.”But once the match actually begins, it turns out that I do not truly feel indifferent about the outcome. When a weaker team holds out better than expected, or when its players continue fighting without giving up until the very end, I soon find m..
